(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WIoGFHghNTk&t=434s )
오늘 소개해드리고 싶은 강의는 바로, 김영하 작가님의 <자기 해방의 글쓰기> 강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김영하 작가님을 모르는 분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등의 작품을 쓴 작가님이기도 하고,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작가분이시니까요.
그 작가님이, 어쩌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좀 전에 강연을 한 내용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기 해방의 글쓰기>라는 강연이었는데요.
이 내용은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보시면 좋을 같아서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김영하 작가님이 생각보다 위트가 있어서, 강연은 재밌게 진행이 됩니다.
"사람은 수천년 간 글을 썼는데도, 왜 아직도 글을 쓰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이 되는데요.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대단히 힘든 일이고, 책상에 앉는 것조차 요즘 힘들어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정말 왜 글을 쓸까요?
특히나, 글쓰기로 돈을 벌고 사는 사람은 극소수이기에, 자본주의가 극심한 이 시대에 더욱더 의문이 드는 질문입니다.
왜 우리는 이런 고행을 하는 걸까요?
건강에 좋아서? 아쉽게도 건강에 좋은 행위도 아닙니다.
직업별 평균 수명을 조사했을 때, 1위인 종교인은 80세였지만, 꼴찌는 작가/저술가로 61세를 기록할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글쓰기에 대해 약간은 부정적인 내용을 말하시다가, 엘르 잡지의 편집장 얘기를 소개해줍니다.
1995년에 편집장은 뇌줄중으로 쓰러졌는데, 그 후유증으로 전신마비가 와서 왼쪽 눈꺼풀 밖에 움직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글을 계속해서 써내려갔는데요. 그 방식이 참 인간승리적입니다.
왼쪽 눈꺼풀을 깜빡임으로써, 대필작가에게 신호를 줘서 글을 쓴 것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잠수복과 나비>라고 하네요.
- 저자
- 장도미니크 보비
- 출판
- 동문선
- 출판일
- 1997.05.20
어쨌든, 이렇게 극한적인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글을 씁니다.
심지어 전쟁을 치르는 와중에서도요.
우리가 아는 위대한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전쟁 중에 그의 초기 철학 이론을 완성시켰으니까요.
이렇게 위험한 와중에서도, 전신마비가 왔는데도 글을 쓰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김영하 작가님은 말합니다.
어쩌면, 글쓰기야 말로 인간의 마지막 자유이자 최후의 권능이기 때문.
또, 이 한마디를 덧 붙입니다.
우리가 글을 쓸 수 있는 한, 우리는 살아 있다.
글을 쓰는 한, 우리는 파괴되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언가에 갇혀서 억압을 느낄수록 더욱 글을 쓰는 거 같다고 합니다.
글쓰기는 자기 해방의 활동이기에, 갇혀있을수록 해방감을 느끼고 싶어 하기 때문입니다.
작가님은 옛날에, 자신이 글쓰기 수업을 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일화를 소개해줍니다.
"나는 용서한다"라는 첫 문장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에게 다음 문장을 써 내려가라고 했다는데요.
보통은 그러면, 용서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내용들이 이어지겠죠?
그렇게 학생들은 단 몇 분만에, 놀라울 정도로 자신에게 몰입하여 글을 써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 몰입이 어찌나 심한지, 글을 쓰다가 화가 나서 뛰쳐나가는 학생도 있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글쓰기는 굉장히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 몇 문장만으로 자신의 경험과 기억, 과거를 대면할 수 있는 힘을 말이죠.
또한,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의 변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글은 아무리 복잡한 감정과 심경이라도 이해를 시키는 논리적인 활동입니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할 수 있게 만드는 언어화 과정에서, 우리는 그 감정과 상황을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즉, 나의 상처조차도 극복할 수 있게 만들기에 긍정적으로 내면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죠.
그래서, 글쓰기는 최종적으로 자기를 해방시키는 활동이 되는 것입니다.
저도 최근에 계속해서 글을 쓰다 보니(별다른 작품이나 수익성을 얻고 있진 못하지만), 김영하 작가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잘 알겠더군요.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에 가장 직접적으로 접속하는 활동입니다.
무언가를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해서,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죠.
그 내면으로 들어가는 과정은 분명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자기를 해방시키는 활동입니다.
그래서, 김연수 작가님은 글쓰기를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도 말했었죠.
인류가 수천 년 동안 계속해서 글쓰기를 해온 이유도, 의식을 가진 존재로써 자신을 탐구하기 위해서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탐구는 인류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해서 이어질 존재에 대한 탐구이기에, 글쓰기는 인류의 역사에 계속해서 함께 할 것 같습니다.
꼭, 이렇게 거창하고 지고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의 글쓰기는 분명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도 글을 써 내려가겠죠.
분명, 그 글쓰기는 우리 사회를 좀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켜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상으로 강연 리뷰를 마치며, 다음에도 더 좋은 강연 소개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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