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한강
- 출판
- 창비
- 출판일
- 2022.03.28
이제는 모를 수가 없는 소설.
노벨문학상을 받으신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 해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줄거리
줄거리는 크게 3부로 나뉩니다.
1부 제목은 채식주의자로 "영혜"의 남편 시점에서 내용이 전개됩니다.
흔히들 보는 평범한 가정이지만, 아내인 영혜가 이상한 꿈을 꾸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육류를 끊고 갑작스럽게 채식주의자가 되는 영혜.
심지어 우유까지도 끊는 영혜의 이상행동에 남편은 낭패를 겪습니다.
이러한 행동에, 영혜의 아버지는 폭력까지 쓰면서 그녀를 바꾸려 하지만, 그녀는 발작에 가까운 저항을 합니다.
결국, 그녀는 정신병동에 갇히며 1부가 끝이 납니다.
2부는 영혜의 형부 시점에서 내용이 전개됩니다. 비디오아티스트인 형부가 우연찮게 아들의 몽고반점을 보게 되는데, 그 몽고반점 때문에 영혜를 욕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욕망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자신의 직업을 이용하여 그녀를 불러 비디오를 찍게 됩니다. 그 비디오를 찍는 과정에서 동침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영혜의 언니이자, 형부의 남편인 "인혜"에게 들키게 되며 둘은 같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3부는 이제 인혜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정신병원에 방문하여 영혜를 살펴보는 인혜.
영혜가 서서히 말라가며 죽어가는 과정이 너무나 잔혹하게 서술되면서, 소설은 끝이 나버립니다.
그러면, 이제 개인적인 해석을 덧붙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2.1 가부장제에 대한 반항?
영혜가 채식주의를 선언하게 되면서, 가장 큰 폭력을 행사하는 인물은 영혜의 아버지입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그 가부장적인 아버지에 딱 부합하는 아버지는 가차 없이 따귀를 때리고 영혜에게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 합니다.
영혜는 이러한 아버지의 행동에 반항을 합니다.
본인을 자해하면서 까지.
이는,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폭력에 대한 여성의 반항으로 묘사되는 거 같습니다.
영혜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괴롭힘을 당한 듯한 묘사가 있었고, 꿈속의 내용들은 괴로움과 죄책감으로 범벅지는 듯한 묘사가 있었거든요.
아버지와 영혜의 관계에서는 가부장제의 폭력과 그로 인한 영혜의 망가짐으로 해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1부에 한해서만 그럴 뿐 2부에서는 좀 더 넓은 의미로 확장되는 거 같았습니다.
2.2 소수자들의 사회 전반적인 폭력에 대한 반항
2부에 등장하는 형부의 경우, 솔직히 좀 이상한 인물입니다.
비디오아티스트인 그가 몽고반점을 보게 되면서 영혜를 욕망하는 그의 관념은 솔직히 변태에 가깝죠.
즉, 사회적으로 이해받기 힘든 소수에 속하는 유형의 인물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이 형부라는 인물과, 채식주의를 선언한 영혜라는 인물은 둘 다 비슷한 유형으로 생각되지 않나요?
즉, 형부와 영혜는 둘 다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개성의 소유자들입니다.
이 둘이는 사회에선 이해받지 못하기에, 서로에게 끌리게 됩니다.
그렇지만 결국 사회의 탄압을 받게 됩니다.
바로, "인혜"라는 사회에서 평범한 사람으로 취급받는 인물에게 말이죠.
둘은 인혜에 의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데, 이 정신병원에 갇히게 되는 행위 자체가 너무나 짙은 폭력이라 느껴졌습니다.
1부가 아버지의 폭력이라면, 2부는 인혜가 폭력을 휘두른다고 느껴졌고, 이 폭력은 가부장제가 아니라, 사회가 전반적으로 소수자들에게 행하는 폭력의 모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2.3 폭력으로 인한 영혜의 망가짐
3부에서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영혜는 극도로 쇠약해집니다.
아예 나무가 되려고 물구나무까지 서는 모습은.. 소설에서 굉장히 기이하게 묘사됩니다.
어떤 분들은 무섭다고도 하더라고요.
영혜는 이런 말을 합니다.
나무들이 똑바로 서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알게 됐어. 모두 두 팔로 땅을 받치고 있는 거더라고.
나무는 보통, 뿌리를 뻗어서 대지에 굳건히 서 있는 존재로 묘사가 되는데, 영혜는 두 팔로 땅을 받치는 모습으로 묘사합니다.
전자는 단단하고도 굳건한 이미지라면, 후자는 그저 버티고 있을 뿐인 연약한 이미지이죠.
즉, 영혜는 괴롭힘을 통해 인격이 망가지고 고통에 몸부리 치며 인생을 살아가기에 삶은 뿌리를 내리며 단단하게 살아갈 수 없고 그저 버티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이 된 겁니다.
영혜의 나무는 뿌리가 뽑혀 거꾸로 서 있게 된.. 비정상적인 모습의 나무입니다.
제대로 살아갈 수 없고 양분도 취하지 못한 채 서서히 메말라 죽어 갈 없죠.
폭력에 노출된 인간은, 대지의 건강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한 채 그저 죽어갈 수밖에 없는 모습을 묘사한 듯합니다.
소설의 주요 메시지는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망가짐을 묘사함으로써, 폭력의 잔혹함을 경고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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